“까막눈이라 받은 서러움, 지금은 읽고 쓰는 재미에 푹 빠졌어요.”

전남 강진군 소재의 24개 마을회관은 일주일에 두 번씩 ‘찾아가는 여성농민 한글학교’ 교실로 변모해 어머니들의 학구열에 뜨겁게 달궈진다.

한글학교는 6명의 선생님이 24개의 마을을 돌며 한글, 산수, 음악 등 모두 시골 실정과 어머니의 눈높이에 맞춰 자체 제작된 교과서로 수업을 한다.

1월 입학식을 시작으로 봄 소풍, 가을 운동회, 졸업식 등 다양한 행사와 프로그램도 운영해 정규 교육을 받지 못한 어머니들에게 새로운 경험과 추억을 선물하고 있다.

한글학교에 다니는 윤규림(군동면, 85세) 할머니는 ‘시대를 잘못 만나 한글도 못 배웠다’고 스스로를 위안하며 지내던 중 ‘찾아가는 여성농민 한글학교’가 있다는 것을 알고 늦은 나이지만 글 공부를 시작했다.

윤할머니는 “아직 군데군데 글씨도 틀리고 삐뚤빼뚤 휘어진 글씨체이지만 진심이 담긴 따뜻한 편지를 손자, 손녀들에게 보낼 수 있다는 것에 대해 고맙고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진군은 한글학교를 통한 농촌사회의 또 다른 노인복지를 위해 특히 올해부터는 교육비를 더욱 지원하는 등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다.

강진원 강진군수는“어머니 한글학교는 글을 모르는 어르신들께 배움의 기쁨을 줄 뿐만 아니라 공동체 활동을 통해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하는 지역사회 복지기능을 담당하기에 지속적으로 지원할 것”이라며 “어르신들의 여가와 복지분야 등은 보완해 효도하는 군수, 살림 잘하는 군수가 되겠다”고 말했다.

올해 9년째를 맞이한 ‘찾아가는 여성농민 한글학교’는 1,031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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