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없이 어런들의 손에! 경찰들의 손에!

우리의 인생은 형제복지원이라는 지옥의 저편에 저당 잡혀 살아 온지

어느덧 3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내무부훈령 제410호는 폐기되어 없어졌지만,

우리의 삶은 여전히 사회속의 형제복지원이라는 곳에

갇혀 살아가고 있습니다.

 

어떠한 죄를 지어서? 그래서 우리가 짐승 같은 삶을 강요받은 거라면?

오히려 속이라도 시원하겠습니다.

 

진짜 우리가 무슨 잘못을 저질렀기에.

어린 유년시절에 범죄자처럼 번호를 들고 사진을 찍어야 했으며,

짐승처럼 매를 맞아가며 강제노역을 죽도록 해야 했던 것인가요?

 

내 앞에서 친구가 맞아죽고, 뼈가 부러져 장애가 생기고,

동성 간의 성폭행을 당하면서도

죽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며 스스로를 위로하고,

평생을 정신분열증으로 정신병원에서 살아야 하는지,

그 누구도! 어떠한 정부가 들어서도!

먼저 우리에게 너희가 잘못한 거 아니다.

 

미안했다, 죄송했다, 너희가 그렇게 아파하는 줄 몰랐다, 라고

이야기 해주지 않았습니다.

 

마치 이 세상에 원래부터 존재 하지 않았던 것처럼,

이 대한민국 안에서 우리는 어두운 그림자처럼 살아야만 했습니다.

 

우리는 이 자리에 오기까지 너무나 많은 용기가 필요 했습니다.

아무도 들어주지 않았고, 우리를 바로 바라보지 않았습니다.

배우지 못해서 여러분들을 설득할 방법 또한 없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침묵 하면 할수록

또 다른 시설에서 아까운 사람의 생명이

억울하게 죽어간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피해자에서 증안자로, 증언자에서 생존자로 거듭나,

앞으론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또 다른 국가에서도

우리나라 형제복지원 인권유린 사건과 같은 일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피해자로써 증언을 계속 이어 나갈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2017년 6월 27일

-형제복지원 피해생존자(실종자, 유가족) 모임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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